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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약속

2021년 11월 23일 09:29

관리자 2021년 11월 23일 09:29 조회 965 트위터 페이스북

어제는 함박눈이 내리더니 오늘은 최강한파가 몰려와 저만치서 다가오는 봄기운을 꽁꽁 얼려버립니다.

오늘은 치과에 예약되어 있어 가는 날입니다.

하필이면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오늘 예약날이라니...”

투덜거림을 속으로 삭이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꽁꽁 싸매고 집을 나섰습니다.

술 마셨던 시절엔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뒤로 미루고 널브러져 있을 텐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가니까 생각만큼 매서운 추위가 아니었습니다.

하천 아래 산책로를 따라 운동하는 사람들도 보이고 햇볕이 따스하게 비치는 곳에선 봄을 맞을 채비를 하는 듯 땅도 살포시 녹아 있었습니다.

몇 달간의 치과 치료를 하고 이제 3주 후면 새로 예쁜이가 4개나 생깁니다.

오늘은 자리를 만들기 위한 기둥만 심어서인지 금방 끝나고 치과 문을 나오면서 왠지 뿌듯했습니다.

처음 어금니가 모두 망가져 좋아하는 김치조차 마음대로 먹지 못해 황망했던 마음하며 어마어마한 큰돈을 남편에게 얘기하는 과정에서 부렸던 패악들이 떠올랐습니다.

맨정신에는 얘기할 용기도 없어서 그 날은 더 많이 술을 마시고 악다구니를 쓰면서 당신이란 인간을 만나 내 이가 다 망가졌으니 책임지라며 남편 옷을 다 찢으며 돈을 타냈습니다.

그러고도 몇 번을 그렇게 큰돈이 들어가자 남편은 단주 회복 초기에 앞으로 이빨만큼은 알아서 책임지고 나에게 손 벌리지 마!”라고 얘기했고 저는 그러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이가 망가진 원인이 남편 탓이 아니고 알코올 중독의 후유증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임플란트를 무려 4개나 하지만 남편 도움 없이 제힘으로 해결했습니다.

남편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은 이 이야기를 경험담으로 메시지를 전하고 주제로 쓰려고 생각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졌습니다.

하얀 눈송이가 크리스머스 트리에 앉은 솜처럼 나뭇가지에 꽃처럼 피어서 환하게 웃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