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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용기와 용서

2021년 11월 23일 10:48

관리자 2021년 11월 23일 10:48 조회 898 트위터 페이스북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니 어느새 비가 완전히 그쳤다.

어스름이 깔렸고 바람도 불었다.

어제 걷기 운동을 못한 탓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걷다보니 문득 마지막 직장에서 나올 때의 상황이 생각났다.

그 직장의 사장님과는 일하기 전부터 막역한 사이라 사장님이란 호칭보다는 삼촌이란 호칭을 더 많이 썼다.

나의 많은 시간을 같이 함께 했던 사람이다.

직장에서 일할 때나 일을 마치고 술을 마실 때 상사이자 사람 친구였고, 나의 술친구였다.

즐겁고 재미있게 보낸 사람이였다.

그러나 마지막은 서로에게 참 많은 고통과 상처를 주었다.

내 입장에선 그 사람의 잘못이었고, 또 그 사람에겐 내가 잘못하고 미친여자 였으리라...

술 때문이었다. 아니, 나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술로 인해 나의 강박이 나를 미치게 만들었었다.

문득 보고싶단 생각도 들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미안하다는 소리를 당장 해야할 것만 같았다.

내가 이대로 모른척 해버리면 죽을 때까지 한쪽 가슴이 아플 것 같았다.

삭제해버린 전화번호를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전화를 했다.

모임이 있어 바쁘단 소리에 실망을 했지만 할말은 해야할 것 같았다.

그리곤 입을 열었다.

삼촌한테 내가 너무 섭섭하게 한 것 같다고 용서받고 싶다고...

어려웠지만 생각보다 쉽게 말을 꺼냈다.

지금은 시간이 되지 않으니 며칠 뒤 연락한다는 말을 듣고 전화로 끊었다.

마음이 홀가분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쉽게 뱉어낼 수 있다니, 쓴 웃음이 났다.

아직 미안하단 말을 못하고 용서한다는 말을 듣지 못해 숙제를 못 끝낸 것 같은 기분이지만 숙제를 시작하니 막연히 미뤄뒀던 때 보다는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며칠 뒤, 나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고 다시 얼굴을 보고 웃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작은 용기가 나의 사람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마음속으로 조심히 말해본다.

미안해요, 그리고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