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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나의 가족들

2015년 07월 02일 15:12

관리자 2015년 07월 02일 15:12 조회 6652 트위터 페이스북

나의 가족들  

 

벌써 35살이 되었다. 그동안 명절에 처음으로 가족, 식구들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했다.
벌써 71세가 되신 작은 이모님의 칠순으로 외가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술로 인해 그동안 집안 대소사에다함께 모이는 자리가 없었다. 칠순축하 자리에는 미국에 계신 큰 이모와 막내외삼촌 댁을 빼고는 평소와 다르게 사촌언니 오빠 모두 가정을 이루었음에도 다들 자리를 함께했다.
서로가 안부를 물으며 시간이 흘러 3시나 되었다. 그 짧은 순간을 함께 식사하며 무수히 많은 이야기와 질문을 나눈 것 같다. , 우리 아빠와 내 신랑만을 빼고.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다들 모였다. 궁금했던 모양이다. 결혼식을 빼고는 사촌 간에 공식으로 함께 하는 자리였기도 하고, 신랑을 궁금해들했다. 그냥 가족이고 사촌지간이지만 나와 신랑의 갈등을 다들 몰랐고, 지금 역시 병원을 입퇴원 했던 것들도 엄마, 동생, 오빠 외에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마음 편하기만 한 자리는 아니었다. 또한 신랑에 대한 질문들 역시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할 수도 없었기에 더할 수 없이 자리가 불편했다. 괜히 질문이 쏟아지면 그냥 그렇지뭐, 하는 대답 외에는 이야기 할 수도 없었고 아이들 보면서도 시끌시끌해서 정신이 멍해지기도 했다.

길고도 길었던 세시간의 외가식구들과의 식사자리.
긴장을 했던 건지 엄마 집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다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피를 나눈 형제, 가족이라고는 하지만 엄마의 입장도 생각할 수밖에 없기에 센터 식구들과는 다르게 함부로 내 기분대로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할 수 없었던 내 자신이 좀 부끄럽기도 했다. 언니오빠들 모두 하나같이 행복하고 밝게 보였지만 서로의 상처나 아픔들은 가족이라는 명분아래 겉으로만 보여지는 자리라... 또 나 역시 아픔과 상처들을 함께 나누며 이야기를 못한다는 것에 안타깝고, 정말 남보다 못한 가족이란 생각도 잠깐 해보았다.

그야말로 말 한마디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가족들...
나 자신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정작 상처와 아픔을 나눌 수 없고 숨기기만 하며 애써 태연해 해야 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처음으로 다 함께 모인 서로 사촌들, 친척들간에도 이러한 우리나라가 한심스럽단 생각도 함께 해본다.
그렇지만 나부터도 조금씩 조금씩 먼저 행해보고자 한다. 굳이 숨길 필요도, 애써 너무 알리며 하지 않고 지금보단 한걸음 한걸음 한마디 한마디를 진중히 생각해가며... 동생, 오빠에게 또 엄마에게 신랑에게 그리고 진정 가족들을 위해 노력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해보게 된다.
너무 좁은 가족만을 생각하고 행동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친척들과 사촌들 또한 나의 가족이라는 것을 잊은 채 말이다. 생각이 이래서 좁아진다는 것을 느끼기에. 아직 생각이나 나의 관점들이 너무 좁혀져 있다는 사실에 나는 나의 가족들을 제대로 몰랐던 것이다. 이래서 세상은 배울 것이 많고 생각을 좁히는 것보다는 넓혀야한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는 것 같다.
다만 이런 경험 역시 내가 느끼지 못한다면 나 역시 항상 외롭고 혼자임을 알며 또다시 휘청거리겠지?

요즘은 무엇을 하던지 하나를 더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소중함이 많이 느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