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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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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나는 알코올 중독자이다.

2022년 11월 14일 13:25

관리자 2022년 11월 14일 13:25 조회 481 트위터 페이스북

술을 20년 동안 마시면서 죽을 고비도 참 많이 넘긴 것 같다. 온 가족들이 나를 포기했을 때, 5남매 중 막내가 1000만 원과 함께 나를 책임졌다. 제일 심하게 마신 8년 동안은 막내네 작은 방에 틀어박혀 술 살 때 빼고는 외출을 안 했던 것 같다. 슈퍼에서 술을 안 판다고 하면 내 맘대로 냉장고에서 술을 거내서 집으로 가져와 마셨다. 그러면 열흘 간격으로 막내 동생은 술 값을 계산해 갚았던 것 같다. 

하루는 작은 방문을 열어보더니 언니한테 전화를 했다. 작은 언니 얼굴빛이 안 좋다고, 병원에 가야 된다고. 작은 병원에 가니 자신 없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해서 아주대로 실려갔다. 정신은 멀쩡한데 눈이 보이지 않았다. 아주대에서는 내가 죽는다고 가족 동의서를 다 받았다고 했다. 목숨은 질긴지 중환자실에서 일주일 있다가 일반 병동으로 옮겨져 보름을 더 치료를 받고 퇴원을 했다. 몸에서 전해질이 다 빠져나갔다나 뭐라나?

막내네 집으로 돌아와 한 달 동안 입맛이 없었다. 아니 음식 맛을 느낄 수가 없었다. 그 뒤로도 다섯 번쯤 응급실로 실려가 계속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속으로 아!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에 대한 미련이 하나도 없었던 것 같다. 그때는 정말 술에 미쳐 자식도 안 보이는 미치광이가 되어있었다. 그러나 2013년 정도에 아주 편한 병원에 입원했다. 병원에 처음 입원했을 때 병원에서 AA를 한다고 전부 1층으로 내려가라고 해서 그곳에서 처음으로 깐깐한 이경곤 선생님을 만났다. 처음 했던 말이 내가 술을 마실 때는 어떠했고 지금은 어떤지에 대해 이야기하라고 했다. 12단계가 뭔지, AA가 뭔지도 모르던 때 매주 AA가 진행되었고 나는 그곳에 꼬박꼬박 참석했다. 그리고 중독관리센터로 와서 여성 AA에 참석했다.

여성 선생님들의 솔직한 경험담. 
그때부터 단주를 결심한 것 같다. 그러나 도저히 술을 끊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세상에 내가 할 일이 있어 하나님이 나를 살려놓은 것이 아닐까?
사람답게 살아보라고 센터를 알게 하시고 그 끈을 놓지 말라고. 그래서인지 조금씩은 단주도 하면서 딸과 살 기회가 왔다. 술을 마시든 안 마시든, 딸과 싸우며 때로는 웃기도 하고 아마 그 7년의 세월이 없었다면 나에게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결혼을 위하여 집을 구해 나간 다음에는 딸은 나에게 더 친절하고 말도 따뜻하게 한다. 오늘은 엄마의 추도예배가 있어서인지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미친 삶을 살던 내가 이렇게 변한 것은 하루를 감사하며 살라는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너의 죄에 대해 속죄하며 너 때문에 피해를 본 모든 사람에게 보상하며 살라는 그런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