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출근해서 청소를 끝내면 한 시간이 지나고 그때부터 작업실로 들어가 혼자만의 일을 시작한다.
바쁜 것부터 정리하여 오늘 할 일을 순서대로 나열해 작업하다가 보면 점심시간이다. 점심을 먹고 다시 작업실로 들어오면 두 시.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저 일을 다 해놨구나.’ 하는 만족감이 들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너무 일이 많아 짜증이 날 때도 있다. 요즘은 일이 많이 밀려있으면 내일 할 작업을 반쯤 정리하고 나온다. 참 오빠나 언니 말대로 일은 정말 잘하는 것 같다. 아니 잘한다. 문제는 두 달 잘하면 보름을 쉬는 게 병이지...
언젠가 몇 년 동안은 그 끊김이 없이 넘어갈 때도 있었지만, 그것은 나의 단주 때문이 아니고 조절 음주라는 착각에 빠져있을 때였던 것 같다. ‘오히려 지금보다 그때가 더 나은 삶일까?’라는 의문이 생기지만 그것은 분명히 열망 칩만 해도 세 개나 된다. 그리고 백일 칩 하나, 남들은 술이 먹고 싶으면 술잔에 열망 칩을 담가 놓고 그것이 녹으면 술을 마신다는데 나는 뭔가?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