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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나의 하루하루에 감사함을

2015년 07월 03일 11:07

관리자 2015년 07월 03일 11:07 조회 7033 트위터 페이스북

나의 하루하루에 감사함을

  

일찌감치 눈이 떠졌다. 엄마께서 성당을 가자신다. 아직 온 몸이 욱신거려 조금 짜증이 났지만, 더 잠을 청하고 싶었지만 움직였다.
참 희한한 일이다.
온갖 마음이 들다가도 센터나 성당을 가면 또 다시 평온해지고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찾을 수 있다.

미사가 끝나고 엄마랑 마트에 들렸는데 오이가 눈에 띄었다.
반점과 오이소박이를 30개정도 할 요량으로 2000원으로 80개의 오이를 샀다. 물론 부추도 샀다. 양념은 엄마 집, 이모 집에서 모아다 둔 것이 있어 살 필요가 없었다. 오늘은 휴일이지만 물론 나는 일을 오후에 가니까 오이소배기랑 짠지를 담기로 했다. 엄마는 모임을 갔다 출근하신다고 한다.

몸은 참 힘들고 고달프다. 그래도 신체적 결함은 없기에 이렇게 움직이고 돌아다닐 수 있는 것에도 감사하다.
이제는 제법 나의 연민이나 헛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 또한 한 달가량의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는 것이 조금은 나를 강하게, 빨리 일어설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한다. 물론 언제가 되어도 부딪힐 시간이란 것도 잘 안다. 그래도 혼자 아픈 시간이 아닌 가족들과의 고통이기에 미안하고 힘들어도 나만 아프다며 나태해지진 않을 테니 말이다.

어쩌면 어느 순간 못 견디게 힘들 수도 있지만, 이런 나의 상처들이 한번 더 나를 잡아주는 경험이 될 것이란 걸 안다.
누군가 그런다. 여우 피하려다가 더 여우를 만나게 된다고... 아직은 모르지만, 분명한건 또 힘든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냥 모든 아픔이 끝내기만을 바래본다.

일도 그냥저냥 견디고 할만하다. 다 맞는 일은 없는거니까. 근데 사모가 하루일 가르쳐주더니 마감을 이틀 동안 혼자 시킨다.
퇴근 때는 덥고 짜증도 났지만 그냥 불평불만 없이 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면 그만이지, 고생했네하며 혼자 또 내일을 기대해 본다.
18
, 19살 어린학생들도 저마다 학교 끝나고 5시간씩 알바하며 웃고 떠들고 돌아가지만,
그런 모습을 볼 때면 그래, 쟤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안타까움과 힘과 용기를 한 번에 얻는다.

18살 ㅇㅇ이가 오늘은 나를 이모라 부르는데 왠지 이상했다. 두 번, 세 번 들으니 더 이상했다.
그래서 “ㅇㅇ아 누나 라고 불러그랬더니 그제서야 네 누나한다. 나도 모르게 서먹함이 많이 사라졌다.
ㅇㅇ이와 ㅇㅇ이도 곧잘 언니언니 해가면서 잘 따르고 열심히 한다.
어린 학생들이 고생하는 것을 보니 대견하고 기특하기도 하고, 열심히 한다는 생각에 나 자신도 힘든 것 보다는 좀 더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짜증나는 것도 화나는 것도 조금은 바로 털어내고 한 숨 돌리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걸, 그래 그럴수도 있지라는 긍정으로 바뀌게 되는 것 같다.

3일간 정도부터는 단주일지도 그렇고 날이 바뀌어 쓰게 되긴 하지만 이렇게 하루하루를 바삐 지내다 보니 기분은 좋고 맑다.
역시 사람은 할 일이 있어야지 빨리빨리 털어낼 수 있다보다. 내 자신이 떳떳이 오늘 하루를 열심히 보낸 것에 격려와 칭찬을 해보며 잠을 청해본다.
이런 마음들이 지속되고 또한 앞을 향할 수 있는 내가 되길 청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