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preg_match() [function.preg-match]: Unknown modifier '2' in /home/kosacc/public_html/wp_library/check.php on line 327
수원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성장스토리

Home > 우리공간 > 성장스토리
[아리솔] 시인과 받아들임

2015년 07월 02일 16:01

관리자 2015년 07월 02일 16:01 조회 6452 트위터 페이스북

시인과 받아들임

  

나를 진정으로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를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다른 사람들은 각자 주어진 일에 열심히 사는 것 같고 모두 행복해 보인다. 나름 힘든 일도 있고 짜증도 나겠지만 나만큼이나 힘이 들어 보이지 않아보였다.
그런데 어쩌면 나를 정말로 힘들게 하는 것은, 누군가가 아닌 내 마음속에 있는 나의 잘못된 생각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자격지심인지 모르겠지만 혹시 나에 대해서 모두 알고 나면 나를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나의 잘못된 생각으로 힘들어도 안 힘든 것처럼, 아파도 내색도 하지 않고 항상 웃고 씩씩하게 행동을 했었다.

그래서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을 더더욱 시인하기 싫었고 받아들이지 않고 끝없이 부정을 했었다. 진짜 죽기보다 싫었다.
내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을 시인해버리면 나는 완전 폐인이 될 것이란 두려움과 주위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들을 피할 자신이 솔직히 없었다.
너무 힘들어 죽어야겠다는 어리석은 생각에 도로에 뛰어들려고도 했을 정도로 견디기 힘들 환청을 앓고 있었지만 인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에게 주문을 외운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들하고 다르다, 그럴거야 하고.

술만 적게 마시고 조절만 하면 환청은 없어질 것이라고 생각 했었고 띄엄띄엄 음주와 주말엔 무리한 산행을 강행하며 나 자신을 학대해왔었다.
혼자만의 가슴앓이를 하며 미칠 것 같은 두려움에 싸여 있었던 것 같다.
혼자 아무리 발버둥치고 몸부림쳐도 나의 몸은 점점 나빠지고 더 이상 나 혼자 수습하기 힘들 지경까지 오게 된 것이다.
친구는 잘도 위로를 해주며 다독여주면서 왜 나 자신에게는 그렇게 함부로 대했는지 모르겠다.

이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좀 부족할 수도 있었도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나를 사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런 생각을 해준 내가 고맙고 다시 나를 뒤돌아보게 해준 나에게 감사하고 지금이라도 알코올중독자라는 것을 시인하고 받아들 준 내가 대견스럽다.

술 마시기 전의 나의 모습과 내 자신을 뒤돌아보니 내가 나를 정말 힘들게 만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부끄러웠다.
이젠 내 관점에서 나만의 기준으로 내 자신을 스스로 힘들게 하고 지치게 하지 않으려고 한다. 내 마음을 잘 살펴보고 이기적인 마음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며 앞으로 성숙한 사람이 되어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나를 뒤돌아볼 수 있게 해준 공동체 모임 선생님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내가 모임을 통해서 보고 느끼고 배운 대로 나도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면서 열심히 나 자신을 사랑하며 믿음을 가지고 살아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