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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제 2의 중독

2020년 08월 12일 10:24

관리자 2020년 08월 12일 10:24 조회 1910 트위터 페이스북

                                                                                                                                                                                                                       2020.08.10.

 

과거 나는 알코올 중독 말고도 또 한 가지 중독이 있다. 그것은 화토, 노름의 일인자인 고스톱 중독이다. 내가 고스톱을 배운 것은 남편과 결혼한 20대이다. 워낙 우리 남편은 장기란 장기는 다 능했었는데 화토는 거진 타짜 수준이었다.

우리는 명절이면 친정이나 시댁이나 화토를 즐겨 놀았는데 우리 친정에서 오빠 둘, 언니, 형부 남편까지도 엄청 좋아했다. 거기다 남편한테 배운 수준으로 나까지 가세하니 그야말로 불붙은 화토판이다. 식구들끼리야 돈내기해서 따면 딴 사람이 먹을 것을 사서 먹고 끝내는 선이었지만, 내가 나중에 타인들과 화토칠때는 전혀 다른 세계였다.

내가 혼자되고서 시간이 많아지니 자연히 술을 먹으면서 화토판에도 끼게 되었다. 화토는 남과 치면 노름인지라 판이 크면 몇 만원은 우스웠다. 급기야 나는 밤새고 노는 하우스란데도 드나들며 화토의 매력에 푹 빠져들었다. 한번 빠지기 시작하니 이건 눈을 떠도 화토짝, 눈을 감아도 화토짝만 보이기 시작하는 중독이 되어 버렸다.

 

알코올과 화토는 연쇄작용의 춤극이다. 만약 내가 아직도 술을 먹고 있으면 화토도 계속 치고 다녔을 것이다. 그 점에서 단주는 나에게 일석이조의 효과를 주고 있다.

알코올 중독은 내가 돈 없으면 술을 못 먹기도 하지만 이 화토 중독은 내가 돈 없음 어디 빚을 내서라도 다시 하고 싶은 마약과도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다. 화토치면서 별의별 사람들을 다 만나보았고, 하물며 팔 없는 여자가 목발 짚고 와도 돈만 있으면 게임이 성사되고 또 그 여자는 무릎에다 화토를 올려놓고 치는 엽기적인 장면도 보았다. 내가 다행인 것은 그 시점 그래도 내가 돈이 없었기에 화토는 끊었다. 그리고 염문이나 불상사도 없었다. 단주하는 지금 그 좋아하는 화토를 끊은 것은 나에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20대부터 시작하고 고스톱을 50대까지 치고 다녔으니 끊기는 힘들었을 텐데 말이다. 고스톱판은 인간의 말종을 보여주는 곳이다. 갖가지 민간들이 군림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단주를 함으로써 제 2의 중독인 화토도 이참에 끊었으니 진짜 치료공동체의 큰 힘을 느낀다. 여자로서 과거 제 부끄러운 치부의 일부분을 이렇게 거리낌 없이 공개함으로써 나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어 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