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rning: preg_match() [function.preg-match]: Unknown modifier '2' in /home/kosacc/public_html/wp_library/check.php on line 327
수원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

성장스토리

Home > 우리공간 > 성장스토리
(아리솔) 불멸의 밤, 불멸의 연인

2020년 08월 06일 09:21

관리자 2020년 08월 06일 09:21 조회 1911 트위터 페이스북

2020618


손발 저림.

이를 연인으로 삼을 것인가?

그래도 피곤하면 잠이 들겠지란 생각을 했지만 몸은 그렇지 않았다.

정형외과에서 약 처방을 받고 먹기 시작했다.

류마티즘 관절염 진단을 받은 지는 꼭 10년이 되었다.

그런대도 술을 계속 마시고 있었으니...

10년이 나의 알코올 일대기의 화려한 시간이었다.

맥주를 좋아하던 나는 남편과 함께 술자리를 즐기다 다양한 주종을 섭렵하게 되었다.

그리고, 큰 사건으로 인해 머나먼 광주로 이사 가게 되면서 '혼술'의 시대를 열었다.

속내를 터놓고 지내던 친언니와  지인들과 못 만나게 된 나는 홀로 술과 친구가 되면서 많은 원망과 탓을 하며 지냈다.

 알코올 중독임을 알고 센터를 다니면서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다.

난 내가 우울증인줄 몰랐다.

큰아이로 인해 상담을 받을 때 가면 우울이란 말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댁 근처에 살던 나는 속으로는 울면서 겉으로 밝고 명랑한 사람이었으니까.

 

명랑하고 쾌활하고 열정이 있고 자신감 넘쳤던 나는 온데간데없고, 조용하고 힘없으며 자신감 없는 나약한 내가 되었다.

요즘은 전의 모습이 술로 인한 왜곡된 모습이었나 생각도 들지만

어릴 적 친구도 전 모습의 나를 알고 있다는 것은 그게 전부는 아닐 거란 생각이 든다.

그런 엄마의 영향은 그대로 두 아이들에게 갔다.

건강하고 강한 엄마가 아니었다.

'HOME' 이 되어주지 못한 엄마.

 

어제, 세 남자가 주방에서 돼지갈비를 손질하는데 뒷모습이 흡사 정육점을 방불케한다.

큰아들이 소파에서 내게 머리를 기댄다.

얼마나 나의 위로를 받고 싶었을까...

까칠한 수염이 가득 난 아들의 머리를 쓸어주며 한없는 미안함에 속으로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