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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3막 2장 인생 졸업장

2020년 06월 11일 09:31

관리자 2020년 06월 11일 09:31 조회 3448 트위터 페이스북

  

 3막 2장 인생 졸업장

                                                                                                                                                                      202061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것 같아서 자기연민에 빠져서 술을 찾았고,

남편과 사별 후 자녀들을 홀로 키우면서 항상 짓눌리는 바윗덩이 같은 감당하기 힘든 문제들의 무게와

그래도 경제적으로는 부족하지 않게 어미 노릇 하고 싶은 욕심과,

매일 막닥드리는 일상에 대한 두려움과 외로움이 늘 내 마음을 점령할 때 상비약처럼 술을 찾았습니다.

 

지나간 세월...

 

누구를 원망할 수 있을까요?

 

중학교 때, 힘들게 번 돈으로 나에게 과외공부를 보내주었던 캐나다에 살고 있는 둘째 오빠.

젊은 여자와 살림을 차리고 딴 집에 사는 아버지를 대신해서 가장으로 아버지의 역할을 넘치게 감당하신 큰오빠.

과수원도 하고 양계장도 해서 어린 시절 방학은 산천으로 뛰놀며, 물놀이 하고 꽁꽁 언 냇가에서 스케이트 타고 지냈던 내 어린 시절.

구속이나 꾸지람 없이 무조건적인 모성애로 사랑을 주셨던 엄마 덕분에 순수하고 천진을 넘어 철딱서니 없게 성장했고,

여인이 되고 부터는 이성간의 사랑에 목숨 걸고 결혼하고, 아들 딸 낳고 행복하기만 할 줄 알았던 31장은 끝이 나고,

32장의 나의 인생은 좌충우돌, 엉망진창, 폭풍우의 중심점에서 탈출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받기에 익숙했던 저에게 결혼생활은 경험 없는 또 다른 시작이었습니다.

늘 손해 보는 것 같은 부당함속에서 성인아이인 저는 응석이 아닌 해결사가 되어야 했고,

베푸는 삶에 훈련받지 못한 채로 삶의 현장에서 몸부림치며 점점 술만이 내 편이고 친구인 줄 착각하며 동고동락을 시작했지요.

알코올 전문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어느 날 알게 됐습니다. 이제는 인생 2막을 내리고 3막의 커튼을 오려야 한다는 것을요. 그리고 스스로에게 새로운 막을 올리기 위해 졸업장을 씁니다.

 

 

 

졸업장

 

                                                                                                                                                                                      성명 김OO

 

 

위 사람은 한 가정의 며느리, 아내, 엄마의 과정을 지난 26세부터 60세까지 살아 내다가 상급인생으로 진출하기 위하여 졸업장을 수여합니다.

 

이후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오른손에, 어쩔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를 왼손에,

그리고 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온몸에 갑옷처럼 무장하고 남은 삶의 풍요롭고 아름다운 복을 맞이하기 위하여 새로운 인생의 마지막 무대를 엽니다.

그동안 나 자신이기 보다 가족의 구성원에서 이제는 조금 탈피하여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잘 보살피며,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하며 남은 생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전제조건으로 아리솔을 통해 기본적인 훈련과 인격을 갈고닦으며 AA를 통하여 내 본분을 늘 상기하고,

가정의 화목과 웃음이 있는 마지막 책임을 다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싶습니다.

 

비록 좋은 학점으로 수료하지 못하고 아쉬움도 미련도 남아 있지만 후회가 아닌 반성으로 대신하고

남은 삶의 밑거름과 디딤돌로 여기며 새로운 출발의 희망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받아들임이 새로운 출발의 씨앗이며 물도 주고 양지바른 곳에서 꽃을 피우렵니다.

 

3막의 졸업장을 받을 마지막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