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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새해에 쓰는 성장일지

2020년 01월 21일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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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아왔습니다.

일 년 중에 가장 춥다던 소한도 지났지만 겨울 같지 않게 포근한 날씨로 하늘에서는 하얀 눈 대신 비가 주룩주룩 내려옵니다.

어제도 하루 내내 보슬보슬 하염없이 내리더니 오늘까지 이어지는 것을 보며 잠시 계절 감각을 잃어버립니다.

따뜻한 실내에서 바람도 차단하고 습기와 물방울로 흐릿해진 창문 밖의 세상을 바라보자니 이젠 나이가 한 살 먹어 그런지 감정 세포들도 제 기능을 잃고 무심해집니다.

안개 속처럼 뿌연 하늘과 집들 속에서 오늘은 시끌벅적하던 새들도 둥지에서 나오지 않아 무척이나 고요합니다.

운동기구인 자전거를 돌리면서 읽었던 책을 또 읽고 지난번에 우리 성당을 방문한 수녀님들께 산 책을 꺼내 중간쯤 읽어나갈 때 왠지 어디서 들은 낯익은 내용에 저자 사진을 보니 한 달 전에 특강 하신 신부님이셨습니다.

신부님이 특강 할 때는 맨 앞줄에 앉아 눈을 반짝이며 듣고 있는데 그때도 어디선가 읽은 내용을 하시길래 기억을 더듬어보니 주보에 실린 글이어서 초면에 참 반가웠는데 무심코 산 책이 그 신부님이 쓰신 책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마음에 더 와닿았습니다.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이렇게 독서로 마음의 피정을 해 보았습니다.

회복의 여정 속에서 정말 오랜만에 느꼈던 고요함과 평온함이었습니다.

늘 뭔가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모임에 가지 않으면 재발할 것 같은 두려움에 혼자 있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회피했던 저는 여럿이 있을 때도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방어벽을 쳤습니다.

가장 많은 상처를 주었던 가족들에게는 뾰족한 마음을 드러내며 불편하게 했던 저였습니다.

가족에게 인정받지 못했던 부분들을 채우려 밖에서 더 튀는 행동을 하고 쉼 없이 떠들어 저 자신을 드러내려 했던 것들이 가슴으로 보입니다.

저의 이기심과 부족함이 물들어와 오늘 하루도 고개 숙이며 반성해 봅니다.

새해는 시작되었지만 까치까치 설날과 우리들의 설날은 아직도 며칠 남아 조금은 위안을 해 보며 올 한 해는 저 자신과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는 제가 되렵니다.

지난주에는 손녀를 보면서 편안함과 행복을 맛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아들 집까지 가서 손녀를 보는 것에 대해 불편하고 힘들었는데 익숙해지니 그것 또한 받아들여지고 며느리와 아들도 조금씩 가까워집니다.

손녀도 이젠 제가 만만한지 ~미 빨리빨리하며 느린 저를 재촉하기도 합니다.

오늘도 집밥을 먹으러 온 아들의 밥상을 차리면서 귀찮아했던 뾰족한 마음을 감사함으로 다듬어 따뜻한 한 끼를 준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