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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김장하는 날

2019년 12월 04일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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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더니 제법 빗줄기가 거세지며 굵어집니다.

오전에는 햇살이 가득하게 내려쬐어 가을걷이가 끝난 들녁에도 머무르다 저의 등을 따뜻이 어루만져줍니다.

오늘은 온 가족이 총 동원되어 김장하는 날 입니다.

해마다. 친척 아저씨네 집에서 김장을 해와서 저는 편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 차린 밥상에 수저하는 달랑 들고 덤비는 격이어서 불편한 마음과 송구한 마음에 김장철만 되면 괜시리 안절부절 합니다.

솜씨만 좋으면 혼자서 할텐데...”

속으로 혼잣말을 해보지만 한두번의 실패를 경험하고는 며칠 불편함을 감수하고 1년을 해피하게 지내는 것이 훨씬 더 낫다는 결론엔 언제나 변함이 없습니다.

아저씨가 이 곳 서신으로 이사를 와서 본격적인 농사를 짓고부터는 남편도 덩달아 텃밭같은 표도밭을 옆에끼고 틈만나면 제게 귀농을 권유합니다.

이럴때는 제아픈 무릎 덕을 보며 슬며시 빠져 나오곤 합니다.

오늘 아저씨 네가 정성껏 가꾼 배추와 무, 고추 양념들이 한데 어우러져 맛있는 김장김치가 통에 가득히 담겨질때마다 제 입도 벌어집니다.

갈자기 하늘에서 소리가 나 올려다보니 겨울철새인 기러기가 두 무리를 이루어 날아가고 있는데 마치 국군의 날 행사때 본 전투비행기의 묘기같아 멋졌습니다.

이런 여유로움도 만끽하고 오늘은 생각과 달리 참 편안하게 김장을 했습니다.

예전엔 혼자서 일을 다 하는 것처럼 며칠동안 아저씨네 집에서 머물면서 분주했는데도 편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눈치도 안보고 예쁘게 넣으려고 기를 쓰지도 않고 남자들보다 더 빨리 통을 채우려고 애를 쓰지도 않고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지나가던 동네 어르신들이 김장속도 구경하고 맛도 보시면서 남자들이 더 잘하네하고 말씀하셔도 그리 신경이 쓰이지 않았습니다.

보쌈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고 뒷 설거지까지 말끔하게 끝내기가 무섭게 하늘이 어둑해지더니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아저씨가 볏짚으로 만든 용마루에도 빗방울이 떨어져 고즈넉한 가을을 선사합니다.

오늘 김장을 하며 참 행복했습니다.

맑은 정신으로 이렇게 큰일을 치룰수 있어 제 자신이 대견하고 불편함을 피하지 않고 하나씩 수습하는 것도 좋았습니다.

맛있게 김치가 익어가듯 저도 조금씩 성장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