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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2019년 11월 12일 10:37

관리자 2019년 11월 12일 10:37 조회 2828 트위터 페이스북

가을이 깊어갑니다. 아직은 거리에 나뭇잎이 바람결에 뒹굴고 바람이 불때마다. 가로수 나뭇잎도 덩달아 춤을 춥니다.

한무리의 새들도 가지위에 앉았다가 도로에 내려앉는 모습이 낙엽과 흡사해 닮은 꼴 입니다.

오늘 저는 병원A.A모임을 다녀왔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환우들의 커다란 절망이, 깊은 한숨이 저에게 전해져 버스정류장에서 멈춘 제 기억이 오래전 제 모습과 겹쳐집니다.

십년전에도 저는 조절하면서 술을 마시며 어린이집을 출근 했습니다. 처음엔 제 술 문제를 속였지만 결국엔 드러났고, 대응책으로 원장님은 종교적으로 치유하겠다 싶은 마음으로 저를 참 많이도 이곳, 저곳으로 끌고 다녔습니다.

저는 거부하면 그나마 지푸라기처럼 잡은 직장이 날아 갈까 그저 이끄는 데로 가곤했습니다.

성당에도 부흥집회처럼 성령세미나가 있었고 그곳에서 만난 신부님이 들려주셨던 시가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때도 지금처럼 가을날 이었나봅니다.

숙취와 금단으로 덜덜 떨면서 들었던 시였는데 너무도 절망적인 제 앞에 글귀도 아픔으로 뚝뚝 떨어지며 꽂혀왔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

저는 그날 신부님의 시를 들으며 제 인생의 봄도,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어떤 날도 제 앞에는 두번 다시는 영영오지 않을거라 생각되었습니다.

깊은 절망감만이 어두움속에 갇혀서 신음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런데 십년이 흐르고 지금의 저는 너무도 다른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끝이 없을것 같은 어둠의 동굴을 벗어나 환한 빛의 세계로 나왔습니다.

제게 시를 들려주셨던 성령봉사회 신부님이 얼마전에 저희 본당에 손님신부로 오셔서 이번에는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들려주셨습니다.

절망에서 희망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제게 선물처럼 안겨주었던 귀한 감동을 감사드립니다.

오늘 병원에서 만난 환우들의 눈빚속에 예전의 제 모습을 발견하고 저는 위대한 신께 도움을 요청하며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칠흑과 같이 어둠이 짙어서 걷고있는 발걸음이 보이지 않더라도 새벽이오면 빛으로 환해지듯 고통받는 환우들의 모습도 언젠가는 저희들과 함께 웃는 날이 올거라 믿습니다.

계절속의 가을은 깊어가지만 아직 제 인생의 가을은 오지 않았습니다.

지금 저는 아리솔치료공동체에서 열심히 회복의 길을 걸으며 후원자선생님의 뒤를 따라 병원A.A를 다니며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저를 도와주시는 상담선생님과 아리솔 우리가족 덕분에 가족들과도 조금씩 좋아지며 하루하루 나아진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습니다.

비록 몸은 쇠퇴해져 건강은 자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제겐 과분합니다. 지금 소중한 땀방울을 뿌리며 제 인생의 가을을 준비하렵니다.

그래서 가을이 오면 보통 사람들처럼 저도 아름다운 내 인생의 삶을 살았다고 애기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