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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

2023년 06월 16일 10:41

관리자 2023년 06월 16일 10:41 조회 202 트위터 페이스북

나는 요즘 편안하다.
한동안 이유도 모를 짜증으로 힘든시간을 보냈고 지난달 매달 만나는 주치의 선생님 앞에서 펑펑 울고 나서 마음이 가벼워졌다.
항상 그렇듯 원인은 나에게 있었고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되는 문제 인데도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발버둥치고 나의 에너지를 온전히 쏟아 밀어내는데 다 쓰고 나서야 끝이 난다.
그동안 노력했던 것만큼 많이 달라졌고 변화되었다고 생각했지만 한번씩 이렇게 나의 욕심과 싸우고나서 정신을 차리고 돌아본 나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을 한다. 
과거에 나는 정말 내 멋대로 였다. 옳고 그름이 너무 명확해서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그 자리에서 칼같이 말을 해버린다. 다른사람의 생각은 나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나에게는 더 중요했다. 
그런 나의 모습이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다. 단주를 하면서 어렸을 때 나의 모습을 생각해볼수 있었다. 
나는 1남 4녀중 3째이다. 어느집이나 첫째와 막내는 중간에 있는 자녀들보다는 조금은 다른 대접을 받고 성장했을 것이다. 우리집도 그랬다. 
나는 중간에 끼어서 내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아니 못낸게 아니고 1,2번이 하도 싸워서 그냥 조용히 지냈다. 
그리고 우리집은 4번도 조용하지는 않았다. 그러니 내가 조용할 수밖에 없었다. 싸움이 되는 것이 싫어서 그냥 내것을 주고 말자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고 실제로 내 용돈을 매번 갈취하는 큰언니에게 그냥 가져가라고 하면서 용돈이 없어 엄마에게 손벌리는 나를 혼내는 엄마에게는 아무말도 안하기도 했었다. 
그랬던 내가 왜 이렇게 달라진걸까? 그때의 억울함을 풀기라도 하듯이 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해버렸다. 
하지만 변한 나의 성격이 단주를 하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말 그대로 이기적인 단주를 했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무슨일이 있든 삼사오오 모여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든 나는 오로지 내 단주만 생각했다. 
누군가가 나의 험담을 한다는 말이 들려와도 내가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면 신경쓰지 않았다. 설사 내 앞에서 말을 해도 내가 안했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큰 분노는 올라오지 않았다.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루함이 밀려오던 시기에 내가 제일 좋아하고 재미있어 하던게 뭐였는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였는지 생각해봤다. 
나는 혼자서 조용히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혼자 여행가는것도 좋아한다. 
짜여진 일정이 아닌 그냥 무작정 떠나서 발길이 닿는곳에 머물다 오는 것을 좋아한다.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보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면서 그 상황을 즐기는 것이다. 그때가 행복하다.그건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단주를 시작하고 부터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음주를 하던 시절에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시끄러운 곳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즐겼지만 사실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어 그랬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그런 시간을 보냈는지 의문이다.
나는 몇 년전부터  꼭 이루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는데 더 나이먹기 전에 혼자서 유럽 배낭여행을 가는 것이다. 
이렇듯 내가 얼마전 주치의 선생님을 만나 펑펑 울었던 이유는 내 맘대로 하지 못하는 것들때문이었다. 
너무도 오랫동안 내 맘대로 내 생각대로 살아왔던 나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해 한번씩 나와 치열한 결투를 하고 결국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고스란히 항복한다. 
지난주 토요일 한달이 지나고 주치의 선생님을 만났다. 
‘한달동안 잘 지냈어요. 평온한 일상을 보냈어요.’ 라는말을 하며 웃을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나에게 반복되는 일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물흐르듯 흘러갈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