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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서울투어

2023년 06월 16일 10:18

관리자 2023년 06월 16일 10:18 조회 214

소원을 말해봐, 라는 깜찍한 타이틀에 또바기와 함께 서울 투어를 갔다.

서울에 16년을 살았는데도 마치 소풍가는 기분이 드는지 평소보다 더 일찍 눈이 떠졌다.

혼자 하는 여행에 익숙한 나에게 여럿이 함께 한다는 설렘이 있었던 것 같다.

수원역에서 20대 이후 정말 오랜만에 무궁화호를 타고 고작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행의 맛을 느끼며 서울역에 도착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으로 이동해 오늘의 하이라이트, 서울시티투어버스를 탔다.

처음 타보는 2층 버스의 오픈카 버전, 차가운 바람이 그대로 내 얼굴을 때린다. 하지만 내 마음은 추위를 잊을만큼 따뜻하고 신났다.

서울 중심부를 계속해서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 남산에서 유명한 돈가스를 먹고 맛있는 커피도 곁들였다.

오후가 되니 날씨도 따뜻해지고 내 기분은 점점 더 고조되었다. 남대문을 거쳐 인사동까지 갔다. 예전에 술을 마시고 참 많이도 비틀거리던 곳이다.

나에게 아픔과 상처가 많은 이 곳을 나는 온전한 정신으로 웃으면서 지나가고 있다. 묘한 감정이 밀려왔다.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사, 나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었고 이제는 단주를 하며 회복자가 되어가고 있다.

분명 혼자 이곳을 왔다면 참 많이도 아파하고 울었으리라. 하지만 지금 나에게 많은 동료들이 옆에 있고 이제는 아픈 기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내려놓으려 한다.

오늘은 참 많이도 걸었다. 내 발의 굳은살처럼 내 마음에도 단단한 굳은살이 박히길 바라며.

별거 아닌 일이야, 나만 겪는 일이 아니야, 라고 생각하며 용기있게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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