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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어찌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을 주소서...

2018년 09월 28일 09:49

관리자 2018년 09월 28일 09:49 조회 5201 트위터 페이스북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온함...” 나는 그것이 너무너무 힘들었다.

단지 술을 참아내는 과정으로 주문처럼 읊조렸었다. 그런데 최근 행동수정과제를 수행하면서 나의 습관이나 성격 등등의 모든 부분에 피드백을 받기 시작했다.

매일 센터에 출근하며 어떤 의미로든 나의 단점을 수정하는데 도움이 될거라 기대는 했지만 남들이 보기에 어떨지는 몰라도 나는 매 순간 놀라면서 나 자신을 알아가고 있는 듯 하다.

이번 연휴를 지내면서 몇몇 사건이 있었다.

먼저, 지난주 금요일저녁, 뭐가그리 피곤했는지 그리고 또, TV는 왜그리 보고싶었는지 소파에기대 졸다가 엄마가 엄지손가락 끝으로 이마를 살짝 밀면서 들어가서 자라고 짜증내셨다. 

세수하고 화장품을 떡칠한 상황이어서 이마에 손톱자국이나서 제법 상처를 입었지만 죄송합니다...”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추석명절에 동생에게만 음식을 바리바리 싸주시는 모습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오히려 나머지 음식을 완성해주고, 요리해먹기 쉽도록 야채까지 새로 썰어줄 정도 였지만... 뭐 기꺼이 그렇게 했다.

그리고 오늘... 대단한 장을 보시겠다고 코스트코로 쇼핑을 함께 갔는데, 결재를 끝내고 모든짐을 차에 실은 이후로도 총 네 번이나 환불, 교환, 추가구매로 매장을 혼자 오르락, 내리락거렸다. 캐셔쪽 실수도 있었고, 엄마 실수도 있었다. 내가 추가로 필요한 물건도 있었고,..

아침일찍 매장에 도착해서 일찍 쇼핑이 끝나려나 했는데 결국 집에 도착한 시각은 3시 이후였다. 시시콜콜히 나열하긴 힘들지만 지난 내 성격으로 봐선 여러번 소리지르고 짜증낼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엄마말씀이 언성한번 안높히고 유머를 잃지않고(이건 엄마기준) 화 안내고 차분했단다. 내가...

고맙다 말씀하시고 며칠전 이마에 그은 상처에 대해서도 사과까지 하셨다. 살짝 미는거 였는데 미끄러져서 상처가 눈에띄니 많이 미안하셨다 했다.

당신도 놀란나머지 며칠 외면하신거다. 지난 며칠간의 일이지만 내가 바꿀수 없는 일들을 인정하고 내려놓았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지낼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요즘 센터를 나름 성실히 출,퇴근하며 조금씩 내 행동에 변화를 느낀다. 처음엔 매일 나를 노출시키는 만큼 내 결점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여러번 비난받을 사고를 쳐대서 위축되고 우울했었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 엄마, 센터와의 약속이라 생각하고 단지 쪽팔림만 감수하며 시키는대로 했다. 그런 결과로 내가 점점 나아지고, 어릴적 갖췄어야할 인성에대한 교육이 늦게나마 이루어진것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가족모임에 꼬박꼬박 참석해주시는 어머니께도 감사해서 큰 수고이시겠지만 감사할뿐 중단하지 않기를 바라며 눈치 봐가면서라도 유지하고 싶다.

이기적이지만 지금의 안전하고 평온한 환경안에서 이대로만 단주를 해 나가면 나도 즐겁게 따라갈 수 있을거라는 희망을 품으며 더 감사하고, 겸손하게 모든 주어진 상황을 나의 거울로 삼아 더 단단해지고 싶다.

갱년기 증상 때문에 툭하면 눈물이 터져서 난처한거 빼고는 난 성인이 된 이후로 지금이 가장 성인같고 더 어른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