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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이제는 감사하며 살렵니다.

2020년 12월 07일 10:32

관리자 2020년 12월 07일 10:32 조회 1595 트위터 페이스북

화병, 화, 분노라는 단어가 20여 년 전부터 나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믿고 살았습 니다.

27년 전에 시어머님과 “합가” 그리고 동시에 찾아온 검은 그림자인 남편의 바이러스성 간경 화 진단. 시어머니와 한 집살이는 큰아들을 먼저 보내고 우리와 한 집살이를 시작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지만. 당신(시어머니)의 작은 아들이며 나의 남편의 죽음의 무턱의 예고였습니 다.

우리들 모두 힘들었던 시간이었지만 특히 저는 시집와서부터 발생했던 고부갈등을 더 이 상 참아내지 않는 폭발의 시발점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고부전쟁은 몸을 병들게 했고 화 병, 우울증, 자가면역질환인 “쇼그랜증후군”을 앓으며 몹시 고통스러웠습니다. 가출도 생각해 보았고 죽음도 선택했었지만 결국은 술과의 동행으로 선택의 방향을 잡았습니다. 결국 7년을 함께 살며 겪어야 했던 고부간의 전쟁은 남편의 사망으로 끝이 났고 나는 결국 파산된 경제상황에서 아이들을 끌어안고 밑바닥 인생을 다시 출발했습니다.

지난날에는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길거리 떡볶이 장사를 시작으로 고된 노동을 감내하면서 그 틈새에 술이란 거물은 조금씩 나를 침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돈 버는 일을 놓치는 않았 고 온몸의 힘을 쥐어짜며 노동 속에서 돈을 벌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내 자녀들은 궁핍하지 않았고 두 마리 토끼는 잡을 수 없어서 정서적인 만족을 채워주지 못했고 결국은 많은 후유증 을 남겼습니다. 자녀들은 정신적으로 아팠고 당사자인 나는 외로웠고 지겨웠고 그때까지는 여 자였던 때문인지 때때로는 사내가 그리워서 몸부림칠 때도 있었고 오직 술을 먹고 마음을 달 래감 차츰차츰 중독자의 길로 들어갔습니다. 드디어 3년 전에 아들 손에 이끌려서 알코올 중독 전문병원에 입원이 되었고 단주 생일 2년 을 넘기는 지금에야 비로소 지난 시간들을 교통정리하면서 소중한 “단주와 회복”이라는 목표 를 붙잡았습니다.

출발선에서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몰랐고, 감사한 것은 우연히 아리솔을 설명해준 어 느 선생님 덕분에 훈련받을 목적을 가지고 참석했고, 시간이 흐름에 중독센터의 아리솔 프로 그램이 내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되어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매진한 결과로 드디어 오늘 2020년 10월 26일 졸업장을 받게 됩니다.

예전에 살던 모습과 전혀 다른 이곳 공동체에서 처음에는 내 눈의 초점을 어디에 둘지 몰라서 어색한 표정과 몸짓들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서서히 눈에 생기가 돌았고 마음을 함께하는 동 료들과 가족 같은 유대감을 느끼고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흉내 내면서 사랑하는 마음 과 애정을 표현하는 법, 남을 배려하는 행동의 실천을 나의 몸과 마음에 습득시키면서 어느덧 실 가락 같은 뿌리가 생겨났고 굳게 닫아 놓았던 마음을 열면서 앙상했던 마음 가지에 살이 오르듯이 새로운 잎이 돋아나고 작은 열매가 달렸습니다.

처음에는 나의 마음을 표현할 줄 몰라서 남들을 부러워도 하고 드라마 작가들은 위대하다고 존경하기도 하더니만 지금은 나도 모임에서 주제나 제목을 듣고 나면 나의 마음속에 숨어있던 재료들을 끄집어내어 요리를 만드는 것처럼 경험담을 읊어내기도 하고 고정된 관념과 적은 경 험 속에서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던 내가 경청을 통하여 다른 분들의 삶 속에서 대가 없 이 간접 경험들을 내 살에 붙이고 아직도 술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에게 내 경험을 나누기도 합니다.

나이가 많아서 좋은 것은 많은 사건들을 겪으며 살아내고 감당했던 이력으로 인해서 할 말도 많아서 필요한 적재적소에서 내 살아온 인생을 풀어내면서 모임 시간에 가끔은 어색한 공백시 간의 어색함을 메꿀 수 있는 능력도 생겨서 나름대로는 흐믓하고 감사합니다.

배움은 죽을 때까지 끝이 없다는데 단주와 회복만이 배움의 가능성에 희망을 더 할 수 있는 열쇠라고 굳게 다짐해 봅니다. 공동체에서 훈련받은 시간들이 헛되지 않도록 더 넓은 세계로 나가는 이 시점에서 공동체의 졸업생으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도록 하루하루 노력하며 겸손 하고 정직하게 나누며 봉사하며 살기를 소망합니다.

그것만이 보답의 길이라 믿으면서 선생님 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덕분입니다.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 생각하며 이제는 감사, 감사하며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