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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팥 칼국수

2020년 08월 12일 10:24

관리자 2020년 08월 12일 10:24 조회 1874 트위터 페이스북

2020806


항암 1, 2차를 받고 5주간 27회 방사선 치료를 마쳤습니다.

이제 어려움도 지나가고 고생도 끝이라고 좋아했는데 방사선 후유증이 시작되었습니다. 미리 후유증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거기에 따른 약도 한 보따리 타왔지만 정작 저는 안일하게만 생각했습니다. 밤부터 시작된 통증은 한 시간도 약 없이는 못 버티게 했고 나중에 물도 못 삼키고 토하다가 열까지 40°를 오르락내리락 거려 결국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3주 가까이 슬기로운 병원생활을 보내고 퇴원해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늦은 장마가 연일 장대비를 퍼부어 손대면 톡 하고 물방울이 맺힐 것 같이 온 집안이 습합니다.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보고 있으려니 벌써 8월이 시작된 것을 깨닫고 세월이 손가락 사이로 자라는 것도 느끼며 내가 세월이 되고 바람이 되고 빗방울이 된 듯한 상념에 빠져봅니다.

 

단주 6년 차!

그동안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당장 어떻게 된 것 같아 끊임없이 발품을 팔았던 나는 지금 병을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요즘 이 시간이 참 좋습니다. 병원에서 영양제와 죽으로만 지내서 그런지 제 입맛은 초기화되어 먹을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은 또 엄마가 해주시던 팥 칼국수가 눈에 아른거립니다. 까만 가마솥에 한 솥 가득 끓여서 동네잔치를 벌이다시피 했던 여름철의 별미 팥 칼국수가 가슴 먹먹할 정도의 그리움으로 다가오고 엄마가 계시다면 뚝딱 한 그릇 해치우고 그동안 힘들었다고 마음껏 투정도 부리고 싶습니다. 유난히도 팥 칼국수에 집착하는 저는 나이가 한 살씩 늘어나도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그 속에 녹아있는 엄마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애틋함을 달래며 가고 있나 봅니다. 제 바람은 사랑하는 우리 아리솔 선생님들과 제가 그토록 좋아하는 팥 칼국수를 같이 먹고 싶습니다. 직접 만들 수 없지만 맛집에 가서 그 옛날 엄마처럼 다 같이 먹으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엄마의 하얀 얼굴이 발그레 상기되며 미소 지었던 그 순간의 행복을 저 역시 우리 가족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빨리 회복되어서 팥칼국수 쏠게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