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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정신병원과 나

2020년 08월 06일 09:20

관리자 2020년 08월 06일 09:20 조회 1971 트위터 페이스북

                                                                                                                                                                                   2020.06.15

 

 

내가 첫 정신병원에 입원한 때는 1990. 내 나이 32세였다.

서울 양재역 살 때였는데 남편이 거진 강제적으로 입원시킨 곳이다.

그러나 그곳은 강남에 있는 신경정신과였기 때문에 프로그램, 식사, 환자 상태, 시설 등 양호한 상태였다. 주로 고학력자들이 정신이상으로 입원한 곳이기 때문에 분위기도 좋았고, 그림 그리기. 콘서트. 회의 등 주제가 다양했고 환자들도 그리 심각해 보이진 않았다. 그곳에서 몇몇 사람과 친하게 지내기도 했었다. 한 달 있다 퇴원 후 또 나의 음주 문제가 재발하였다.

우울증과 자살미수라는 큰 병마가 나에게 덮쳐왔을 무렵, 어느 날 저녁, 남편이 나에게 산책을 나가자고해서 으슥한 공원을 거닐던 중 갑자기 봉고차가 나타나더니 세 남자가 나를 결박해서 그 밤중에 달려 충청도 산골짜기에 숨어있는 "음성 정신병원"에 도착했다. 참고로 음성은 내 남편이 태어난 곳이자 자신의 선친의 산소가 있는 곳이다. 이곳은 서울과 반대로 무시무시한 폐쇄병동이다.

말 안 들으면 60 먹은 여자 환자를 직원이 의자로 그대로 내리치는 것을 내 눈으로 목격했다. 술을 안 먹는 나는 평상시에는 멀쩡하니까 우리 알코올로 들어온 사람은 그 중 3, 한 방에서 VIP대접을 받았다. 그중 제일 나이 먹은 언니는 딸이 셋인데 나중 듣기로 길바닥에서 죽었다고 한다. 한 언니는 동대문시장에서 액세서리 장사는 한다는데, 그 당시 정신과 젊은 남자 직원과 ''이 있었다. 역시 그곳에서도 한 달 후 퇴원을 했다. 지금 세월이 흘러 그 당시를 생각하면 정신병원과 알코올 병원은 전혀 다른 곳이다.

술 안 먹은 멀쩡한 내가 그곳에서 한 달을 지내며 보고 겪은 일은 지금도 가히 충격적이다. 물론 남편이 나를 사람 되라고 그곳에 입원시킨 것까지는 좋았지만 2년 후 자기가 먼저 가리라고 생각을 했겠는가?

남편의 죽음 이후 나는 더욱더 폭음을 일삼고 피폐한 삶을 살았다. 그러고도 30년을 술을 더 먹고살았다. 단주하며 사는 요즘은 평화로운 나의 일상에 문득 그 옛날 일이 떠올라 이렇게 밝힌다.

그 과거의 일이 나의 중독에 과연 치료가 되었는지, 아니면 악몽으로 남았는지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래도 남편이 나를 살리려고 애썼다는 것은 인정해야지.

부디 여보 하늘나라에서는 이제 나 걱정하지 말고 잘 지내요, 나 열심히 살아가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