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온다
2020년 6월 4일
새벽부터 지나다니는 차소리는 하루를 시작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린다.
어제는 함께 일하는 동료가 그만둔다는 말을 한다.
일 년간 함께했는데...
초짜인 나를 가르쳐주고, 이끌어주며, 자신보다 나이 많은 나를 위해
작은 것에도 조심스럽게 말해주던 정 많은 친구다.
그 친구와 함께 일하는 것이 좋았고, 몸은 부서질 듯 힘들었지만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으며 일했었다.
나에게는 그 소식이 큰일이었고, 날개를 잃은 듯한 느낌이었다.
좋은 일자리가 있으면 꼭 같이 가자고 했었는데...
2년이 넘게 일해 온 일터를 그만두는 것에 시원섭섭하다고 한다.
오랜 인연을 만들기에 쉽지 않은 비정규직.
몇 명의 사람들을 보내며 그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믿고 의지했던 친구도 그만둔다니 난감하다.
연락 안 할거냐는 농담에 연락할 거라고 했다.
그 친구의 어린 시절을 들으며 나도 따뜻하고 좋았다.
'전원일기'가 생각나는 이야기들.
아침에 만나면 이야기보따리를 늘여놓는 그 친구 덕에 빠르게 시간이 갔었는데..
한 편으로는 그 친구의 역할을 이제 내가 해야 하는데 그 또한 걱정이다.
몇 명 안 되는 곳이지만, 그래도 일로 인한 관계이라 삐걱댈 때도 있다.
그간 목소리가 되어주던 그 친구가 가니, 내가 목소리가 되어야 하는데,
싸움에 취약한 나는 싸움의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술로 도망가는 것이 아닌 맞서는 기술을 말이다.
오늘도 그 기술을 연습하려 한다.
두려운 마음은 그대로이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