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작은 즐거움이 있습니다.

금요일이면 왠지 설레이는 마음으로 가방을 챙겨서 오전에는 성당에 가서 미사를 드리고 집 에와 아이들 점심을 차려주고 곧장 센터로 향합니다.

A.A.모임 하기 전에 독서스터디 그룹이 있어서 몸은 분주하지만 마음만큼은 ‘라온’ 제목에서 말해주듯 즐겁고 가볍습니다.

모건 스캇 펙 박사님의 책인 ‘아직도 가야 할 길’을 읽고 자유롭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선생님들의 이야기도 들으면서 책이 주는 무게감이나 부담감은 사라지고 가슴속에 켜켜이 쌓여놓았던 감정들이 쏙쏙 빠져나와 한결 개운합니다.

저는 스터디그룹은 처음이지만 “삶은 고해다”라고 시작하는 이 책은 몇 번 읽었습니다.

5년 전 알코올병원에 입원했을 때 필독서 중 한권이어서 다른 책들과 함께 읽었던 기억이 나고 퇴원해서는 내 관심 속에서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라온 산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이 책을 만나게 되니 예전과는 다른 느낌이 전해져 왔습니다.

“삶은 고통이고 어려운 길이지만 문제를 이해하고 수용하면 더 이상 고해가 아니고 은총이다.” 라고 풀어준 스캇 펙 박사님의 글이 같은 알코올중독이란 병을 가지고 같은 아픔을 견디어야 하는 공동체 우리가족 선생님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더 와 닿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전 즐겁게 바람을 쐬듯이 책 한권 달랑 놓고 자리에 앉아 서~너 페이지만 눈으로 끼적입니다. 

 이번 주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지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는 아직 지도를 그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도 이제 마음속의 지도를 그려야 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조급해하지는 않겠습니다. 잘하려고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하루 주어진 시간이 내게는 ‘아직도 가야할 길’ 첫 걸음의 여정으로 생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라온 산책을 하듯이 하루하루를 술 없이 맑은 정신으로 살아가면 조금씩 저의 지도가 완성되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