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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솔) 내 자리를 알고 지킬수 있는 사람.

2018년 03월 20일 10:01

관리자 2018년 03월 20일 10:01 조회 5342 트위터 페이스북

이틀 술을 먹고 정신 못차리고 있는애게 내과 병원이라도 가서 영양 주사라도 맞자며 설득하던 아빠의 권유에 못이기는 척 따라나섰다. 입원을 결심했다.

가는길 휴대폰 검색을 통해 아주편한병원을 찾았고, 바로 입원이 가능하다는 말과함께 긴 병원생활은 시작되었다.

많이 길어져봤자 3개월 치료를 예상했으나 처음부터 만만치 않았다.

여자들만 있는 병원이라 그런지 왠지모를 텃새같은 센 언니들의 포스가 느껴졌고, 어디하나 마음붙이기 어려워 집에 연락좀 해 달라며 오만 인상을 쓰며 떼를 썼다.

정신이 드니 있을곳이 못된다는 생각이 깊이 자리잡았고, 그 어느하나 마음에 안들고 소외감마저 느껴졌다. 그렇게 하루, 이틀 , 일주일...

조금씩 적응하기를 한달하고 일주일...

첫 외박을 나갔으나 정신 못차리고 술독에 빠져있기를 9...

아빠는 그런 날 그냥 묵묵히 참아주며 기다려 주었고, 술에 찌들어 더 이상 먹을수도 없이 힘든 지경이 되고 나서야 아빠한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연락을 했다.

뻔뻔하게 4달의 시간동안 두 번의 이탈로 만신창이가 되고나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던 것같다.

왜 이기지도 못할 술을 이기겠다고 죽어라 퍼 마셨는지... 난 지금까지 얼마나 멈춰있었나...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참 무의미하고 어리석었던 행동들...

나를 점점 잃어가고 주변의 모든 것들을 잃어가고 있을 때 도대체 나란 사람은 어떤사람인지 내가 살아가는 이유가 뭔지 알수 없었고, 혼돈속에 빠질즈음 병원 AA를 통해 처음으로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리며 단주를 해 보겠노라 얘기했고 지금은 술을 끊어보겠노라 실행에 옮기는 중이다.

참 많은 시간을 술과 함께 즐기는 사이 난 많은것들을 보지도 느끼지도 못하며 지내왔다.

내가 누구보다 먼저였고, 비가오면 비가온다고, 힘든일이있음 힘들다고, 아프면 아프다고 생각없이 술에 손을 댔고 몸과 마음은 점점 망가져가고 시간은 그 자리에 머물러 술만 함께 있어준다면 내게 더 이상의 이상적인 꿈도, 희망도 평안한 일상도 허락되지 않았다.

내게 주어진 하루, 술만 함께 있어준다면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다 나란 사람이 궁금해졌고 어쩜 술만 아니었다면 난 참 괜찮은 사람이란 소릴 들으며 꽤 잘 지내고 있을텐데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왔다.

더 이상의 이런 비참한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그 만큼의 곱의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그에 대한 대가를 기꺼이 치르고 꼭 다시 온전한 나로 되돌아가고 싶어졌다.

내게 잔인해저야 했고, 철저해져야했다.

그렇게 마음먹고부터는 외박이나 외출이 즐거웠고 돌아오는 길엔 항상 그런 생각을 했다.

아직 내가 있어야 할곳은 여긴가보다.

또한 집에가면 뭔가모르는 안도감과 편안함에 내가 지금 있을 곳은 여긴가? 아닌가? 아닌가보다. 병원인가보다 하며 웃픈 현실에 쓴웃음을 짓기도 했지만 어느샌가 조금씩 내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해보며 날 위로했다.

병원이라는 내 자리를 지키며 최선을 다했고 많은걸 느끼고 배우며 6개월을 더 참고 견뎌내고 나서야 퇴원을 결정할수 있었다.

술에서 깨고 잠에서 깨어나 또 술을 찾을때면 난, 내 존재의 가치나 영혼이 사라진 듯 허무하고 너무 괴로웠다.

외롭고, 우울해하며 현실이 무게가 감당안되 버거워하며 꾸역꾸역 하루를 살았다.

목까지 차 꼭 넘어올것만 같은데도 꾸역꾸역 또 삼키며 참으로 힘든시간들을 보냈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깨어나 온전한 내것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힘들었던 하루하루가 감사함과 뿌듯함, 그리고 나에게도 희망이라는 하루로 다가오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어떨지언정 난 어제보다 조금더 나은 하루를 보내며 이렇게 내가 있어야 할 이곳 센터에서 많은 선배님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